지난 시간에는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 또 어떤 장점과 한계점이 있는지 알아봤는데요. 만약 양자컴퓨터가 상용화 된다면 양자 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또 우리집 컴퓨터도 양자컴퓨터로 바꿔야할까요? 오늘은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우리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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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양자컴퓨터의 하드웨어 장치 개발과 동시에 알고리즘(소프트웨어) 및 응용 분야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안된 알고리즘 및 응용분야는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많은 분야들에서 양자컴퓨터가 적용될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암호분야 입니다. 기존 컴퓨터의 보안 체계는 소인수분해 알고리즘(RSA 알고리즘이라고 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피터 쇼어(Peter Shor)가 제안한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이용하면 양자컴퓨터로 기존의 컴퓨터로 수년~수십년 이상이 소요되는 소인수분해 문제를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소인수 분해 기반 암호 체계를 양자컴퓨터로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양자컴퓨터를 이용하여 누군가 내 계좌의 돈을 몰래 빼갈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에대한 해답 역시 양자컴퓨터에 있습니다. 누군가가 침입을 시도하게 되면 시스템의 양자 상태가 바뀌게되는 특성에 기반하여, 절대 아무도 모르게 해킹 불가능한 양자 암호라는 새로운 체계가 기존 암호 체계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다른 분야는 인공지능 입니다. 전세계의 이목을 끈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처럼 현재의 가장 고도화된 인공지능은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그 중에서도 연산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걸리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개발되고 발전되고 있습니다.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은 기존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하여 능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가장 선두에 위치한 인공지능 기술이지만, 문제점은 연산이 복잡하고 오래걸린다는 것 입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시점이 오면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도 지금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네요.
또 하나의 각광받을 분야로는 신약 개발이 있습니다. 현재 신약 개발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그 개발속도를 단축시켜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나의 약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에서 후보 물질을 약 2만개 발굴했다고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그 2만개의 후보 물질을 모두 만들어서 테스트해야 했기 때문에,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2만개의 물질을 컴퓨터 인공지능으로 filtering을 합니다. 예를 들면 기존 database를 기반으로 하여, 제일원리계산(First Principles Calculation)과 같은 이론적 계산 기법에 딥러닝 등의 인공 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원하는 특성을 예측합니다. 2만개의 후보 물질들에 대해서 예측된 특성이 좋지 못한 물질들을 과감하게 테스트 물질에서 제외하는 방법이죠. 이렇게 하면 2만개에서 약 3~5천개 수준으로 후보물질이 줄어들게 되고,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절감됩니다. 예를 들면 10년 걸리던 하나의 신약을 1~2년만에 개발 가능해지는 셈이 되죠.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제약회사 등에 보급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회사가 "슈뢰딩거(SDGR)" 입니다. 최근 수년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한 미국의 대표 성장 기업 중 하나입니다.
만약 여기에 양자컴퓨터가 개발된다면 또다른 한 번의 도약이 가능합니다. 양자컴퓨터로 실제 신약 물질의 분자 거동, 물리/화학적 특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양자 시뮬레이션(Quantum Simulation)이라고 하는데요. 계산 속도와 정확도만 따라준다면 후보물질을 수십개 이내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물질들로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고, 제조 난이도 및 비용, 수율, 인체 독성 및 부작용, 관리 방법 등을 기준으로 하여 최적의 물질을 선택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외에도 기상 예측, 우주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자 지금까지 양자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집에있는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도 양자컴퓨터로 바뀌게 될 까요? 아직까지 학계 및 산업계의 공통된 의견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양자컴퓨터의 응용분야에서도 볼 수 있듯, 양자컴퓨터는 개인들이 사용하는 이용분야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는 높은 연산능력을 가진 기존의 슈퍼컴퓨터를 상당수 대체하게 되겠지만, 개인 컴퓨터로는 사용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양자컴퓨터 연산을 직접 컴퓨터를 가지고 한다기 보다는 클라우스 서비스 형태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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