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보면 미래의 핵심 기술로 양자기술, 양자컴퓨터 이런 단어를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양자"란 무엇일까요? 첫번째 주제로 양자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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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를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면 "더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의 단위"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뭔가 쉬우면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표현이네요... 이 정의를 하나씩 살펴봅시다.
우선 "더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량"이라는 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아주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하나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다이아몬드를 반으로 쪼개더라도 똑같은 다이아몬드 입니다. 크기만 줄어들었을 뿐이죠. 하지만 이를 계속 쪼개어 나간다면 다이아몬드는 결국 탄소라고 하는 입자들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더 잘게 쪼갤 수 있지만 설명을 위해 여기까지만 쪼개겠습니다.) 결국 다이아몬드는 여러개의 탄소들로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어떤 다이아몬드는 탄소가 10,000개쯤 있고, 어떤 다이아몬드는 탄소가 10,000,000개정도 된다고 말할 수 있겠죠? (사실 눈에 보일만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는 탄소가 약 10^23개 (10의 23제곱) 수준의 단위로 존재합니다.)
이 때 다이아몬드를 이루는 탄소의 개수를 10.4개, 혹은 301.79234개처럼 소수나 분수로는 표현이 불가능합니다. 10개 혹은 302개라고 말해야되는 것이죠. 이 때 다이아몬드는 이루는 탄소 입자 개수는 "양자화(Quantized)" 되어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탄소는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양자(Quantum)"라고 비유적으로 표현 가능합니다.
또 다른 쉬운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마트에 가서 사과를 사려고보니 1개당 가격이 2,000원 입니다. 15개를 사는데 드는 가격이 얼마일까요? 네, 바로 30,000원 입니다. 그렇다면 1,000원으로 사과를 살 수 있을까요? 당연히 없겠죠. 어떤 꼬마가 현재 전재산이 1,000원이 있고 은행 계좌에 매일 1원씩 들어온다고 가정해봅시다. (가정해놓고 보니 꼬마가 조금 불쌍하네요....) 이 경우, 꼬마는 사과를 정확히 1,000일 후에 살 수 있을 것 입니다. 999일 23시 59분 59초가 될 때 까지는 살 수 없던 사과가, 1,000일 0시 0분 0초가 되는 순간 살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양자화의 개념입니다. 다시 쉽게 표현하면, 마트의 사과가격은 양자화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1개의 사과 가격에 해당하는 2,000원이 바로 양자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버스나 지하철요금, 아파트의 계단까지도 양자화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더이상 나눌 수 없다"는 표현은 바로 양자화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 입니다. "양자화"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쉽죠?
그렇다면 실제로 무엇이 이런식으로 양자화 되어 "양자"라고 불릴 수 있을 까요? 즉, 위의 비유에서 사과의 가격인 2,000원에 해당하는 것이 실제로 무엇일까요? 그 답은 앞에서 언급된 위키백과 정의의 나머지 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네, 바로 "에너지" 입니다.
그렇다면 에너지란 무엇일까요? 에너지의 정의는 무엇이죠? 흠... 뭔가 움직이고 생각하고 말하는데 필요한 것? 에너지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상당히 자주 쓰이는 표현인데도, 이것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네요. 다시한번 위키백과의 정의를 찾아 봅시다. 위키백과에는 에너지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중학교 교과과정에서 운동에너지, 위치에너지와 같은 표현을 많이 들어봤을 거에요. 어떤 물체가 움직이거나(운동에너지), 높은 곳으로 올라가거나(위치에너지), 열을 내거나(열에너지), 빛을 내거나(빛에너지) 할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에너지" 입니다.
따라서, 양자의 개념은 위에서 보았던 탄소 입자나, 전자, 양성자, 중성자와 같이 아주 작은 입자들이 움직이거나(진동), 높은 곳으로 올라가거나, 열을 내거나, 빛을 내거나 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연속적이지 않고 사과의 가격처럼 계단식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입자들에서 양자화된 현상을 쉽게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자 1개와 양성자 1개로 이루어진 수소와 같은 간단한 입자에서는 양자 현상이 쉽게 관측됩니다.). 이를 "에너지의 양자화"라고 부르며, 그 최소 단위(계단의 높이 혹은 사과 1개의 가격)를 "양자"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양자의 특성을 보려면 일반적으로 그 크기가 아주 작은 원자나 전자와 같은 입자 수준의 크기이어야 합니다. (보통 머리카락 굵기의 1/100,000배 수준).
여기서 한가지 알고가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양자(계단의 크기)와 가장 밀접한 상수가 바로 플랑크 상수(h=6.626x10^-34 Js)라는 것입니다. 이는 추후에 상세하게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양자에 대한 연구 내용이 어떤지 가슴으로 한번 느껴봅시다.
1. 양자홀효과 (Quantum Hall Effect)
위의 그림은 양자홀효과라는 실험 결과입니다.
독일의 클라우스 폰 클리칭(Klaus von Klitzing)이라는 물리학자가 1985년 노벨상을 받은 실험 결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계단이 보이고 숫자가 보입니다. 뭔가 양자와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죠? 양자홀효과라는 이름에도 "양자"가 붙어있네요. 이것은 재료의 "위상(Topology)"이란 개념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양자현상입니다. 그래프에 적힌 숫자들은 각각의 고유한 위상을 뜻하는 숫자이구요.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기회가 되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초전도체 (Superconductor)
위의 그림은 절대온도 0K(약 영하 273도)에 가까운 굉장히 낮은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0이되는 초전도체 두개를 접합해서 만든 장치로, 조셉슨 소자(Josephson Device)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병원에서 MRI 촬영할 때 우리 몸에서 나오는 아주 미세한 자기장을 검출하는 검출 장치(SQUID라고 부릅니다.)로도 사용되는 소자입니다. 그림을 보시면 네번째 그림(d)에서 뭔가 계단이 보입니다. 네 바로 초전도체 소자로 구현한 양자현상입니다.
3. 수소 원자 에너지 (Hydrogen Atom Energy)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양자"라는 개념을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입자가 바로 "수소" 입니다. 왜냐하면 양성자 1개와 중성자 1개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양성자에 붙어있는 1개의 전자를 떼어내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가 계단처럼 불연속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자나 양성자(혹은 중성자)의 숫자가 많아지면 서로 밀어내거나 당기는 힘이 작용해서 몇개의 큰 계단이 아니라, 굉장히 촘촘한 여러개의 계단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따라서 그 촘촘한 계단을 확인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양자 현상을 쉽게 관측하려면 수소 원자와 같이 아주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위의 그림은 수소 원자의 에너지 준위(level)라고 하는데, 수소에 붙어있는 전자를 떼어내거나 붙이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에너지는 주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빨간, 초록, 파란, 보라색의 색을 가진 빛에너지를 이용합니다. 그림에서 보시면 가로로 길게 검정색 줄이 보입니다. 그곳이 각각의 계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맨 아래 계단에서 바로 위의 계단으로 올라가려면 필요한 에너지가 656nm의 파장을 가진 빨간색 빛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밑에서 2번째 계단에서 맨 아래 계단으로 내려올 때는 에너지가 낮아지는 것이므로, 빨간색 빛을 방출합니다. 위의 1번 연구 결과인 양자홀효과에서 봤던 숫자처럼 여기 계단에도 숫자(n)가 적혀있네요. 양자 혹은 양자화라는 개념은 자연수(혹은 정수)와도 관련이 깊다는 것을 이제 마음으로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결국 수소에 붙어있는 전자의 에너지는 양자화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수식은 각각의 계단을 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구하는데 사용되는 수식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두 계단의 에너지 차이인 ΔE와 양자라는 개념에 필수로 사용되는 기본 단위인 플랑크상수 h가 보입니다. 또 위에서 언급한 각각의 계단에 붙여진 숫자를 뜻하는 n도 보이네요.
참고로, 보통 에너지의 단위는 J(줄)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수소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큰 에너지입니다 (10^23개 수준의 원자들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 단위입니다). 아주 작은 양자 세계에서는 에너지볼트(eV)를 에너지의 단위로 사용합니다. 전자(e) 1개를 전압 1볼트(V)만큼의 높이만큼 올리는데 필요한 에너지이죠.
자 이제 "양자"와 "양자화"라는 개념을 이 세가지 연구 내용을 통해 머리와 가슴으로 충분히 느껴보셨나요? 제가 왜 이렇게 어려워 보이는 연구를 예시로 보여드렸냐구요? 바로 이 세가지 양자 현상(즉, 양자홀효과(위상), 초전도체, 수소 원자 에너지)이 대표적인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재료들 중 세가지입니다. 여기서 보이는 양자 현상을 이용해서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것이죠.
양자컴퓨터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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